산행기/함께한 산행기....

막장봉~악휘봉~칠보산~보배산 연계산행.....칼잡이 (이호재)산행기

사중사 2007. 3. 3. 08:21

※ 산행지


막장봉(868m), 악휘봉(845m), 칠보산(779m), 보배산(709m)


 


※ 위치 : 충북 괴산군 일원


 


※ 산행코스


제수리치 - 투구봉 - 막장봉 - 시묘살이고개 - 안동권씨묘 - 악휘봉 - 암봉 - 거북바위 - 칠보산 - 청석재 - 떡바위


 


※ 산행일정
03 : 00 집결 & 식사 & 출발
06 : 00 제수리치 (산행시작)
07 : 15 투구봉
07 : 40 달팽이 바위
08 : 40 코끼리 바위
08 : 45 막장봉
09 : 00 시묘살이고개
11 : 15 안동권씨묘
11 : 30 입석
11 : 40 악휘봉
12 : 00 암봉
12 : 40 ~ 13 : 30 시루봉(중식)
14 : 55 거북바위
15 : 05 칠보산
15 : 25 청석재
16 : 35 떡바위(하산완료)


 


개인적으로 실패한 산행이다.


원래는 막장봉 - 악휘봉 - 칠보산 - 보배산까지의 산행계획이었지만, 발목부상 여파로 보배산에 이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아쉽기 짝이 없지만 내가 진행했던 칠보산까지만 작성한다.


 


03 : 00
원래는 중대봉 산행을 계획했었지만 배우형의 매력적인 제안으로 산행지를 바꾼다. 배우형이 알려준 계획을 보니 분명 내게 무리한 일정임을 알 수 있었지만, 산행에 있어 '박배우'란 이름 석자가 내게 안기는 포스는 단순히 '아는 형'의 그것을 넘어서기에 형을 따르기로 한다.


집결지에 도착하니 나 혼자 덩그러니인게 조금 일찍 나온것 같다.
조금 기다리고 있는데 어둠속에서 누군가 인사를 한다.
처음엔 어두워서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지만 곧 기영씨, 동호씨와 함께 온 지영처자임을 알아본다. 깊은 밤임에도 우리 산행팀 응원차 나온 모양이다.
기특하다. ㅎㅎ
일행들이 속속 도착하고 해장국집에 가서 이른 아침을 때우고 산행지를 향해 출발한다. 많이 이른 집결시간 때문에 역시나 잠을 안잤더니 피곤하다.
이러니 다크서클이 안없어지지... ㅆㄴㅁㄱ


 


06 : 00 산행시작
어두운 시골도로에서 약간의 알바를 하고 산행기점인 제수리치에 도착한다. 하산을 위해 두대의 차량중 한대를 서당말에 주차해 두고 곧바로 산행에 나선다.
아직은 해가 나지 않아 아무것도 분간할 수 없지만 성용이가 건네준 랜턴의 불빛으로 앞사람의 다리만 비추며 오른다.
된비알을 올라 한쪽이 틔인 곳에서 잠시 휴식을 한다.
배우형이 대야산 방면 조망을 알려주지만 나야 도대체 보이질 않으니... -_-;



<산행기점 제수리치>


 


07 : 15 투구봉
다시 출발해 진행하는 중 암릉을 올라선다.
투구봉이다.
이제는 많이 밝아져서인지 흐린 가운데서도 인근 산들의 형체가 희미하게나마 보이기 시작한다.



<투구봉에서 성용>


 


07 : 40 달팽이 바위
투구봉에서 막장봉 방향의 내림길은 얼어붙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조심스럽게 내려서 막장봉으로 향하던중 갖가지 형상의 암릉길을 지나는데 사람들이 바위전시장이라 부르는 곳인거 같다. 그 중에서도 달팽이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예술활동에서도 단연 인기다.



<달팽이 바위에 올라앉은 성용>



08 : 45 막장봉(868m)
앞사람들과의 거리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생각같이 몸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일행들이 종종 기다려주고 옆에선 찬연이와 성용이가 함께해 주고 있으나 마음이 천근만근이다.
원래 느린편이지만 오늘 유독 더 힘든것 같다.
코끼리처럼 생긴 바위를 지나 조금 더 오르니 막장봉 정상이다.
막장봉은 광산의 갱도처럼 생기고 마지막 봉우리라 해서 붙은 이름이라는데 역시나 그런건 잘 모르겠다.
내가 알아볼 수 있는 인근 산으로 북쪽으로 칠보산, 남쪽으로 대야산 정도가 조망된다.



<막장봉에 이르기 전에 보이는 댐바위(?)>


- 댐의 사면처럼 보인다고 성용이가 붙인 이름임 ㅎㅎ -


 



<막장봉 아래의 코끼리 바위>


 



<막장봉 정상 컷>



11 : 15 안동권씨묘
막장봉을 내려서는 길은 온통 눈길이다.
아이젠이 있지만 귀찮다는 이유로 그냥 진행한다.
하지만, 두시간쯤 후 그 귀차니즘의 댓가를 치루게 된다.
암튼, 막장봉에서 내려서 진행하면 잠시 후 장성봉과 악희봉 방면의 갈림길에 도착하는데, 거기서부턴 백두대간 코스인듯 하다.
백두대간을 타는 산객들이 많이 있다.
오르락 내리락 능선을 걷던 중 약간의 내림길에서 미끄러진다.
낙엽에 가린 빙판을 못 본 것이다. 기분인지 몰라도 왼쪽 발목이 꺾일 때 소리까지 내서 걱정이다. 경주님의 스프레이 파스를 뿌리고 일어서니 역시 족관절 부위가 시큰하다.
다친건 다친거고 이제 어떡해야 할까 잠시 생각한다.
이미 온 거리도 상당하니 칠보산 오르기 전에 하산하기로 마음먹고 앞쪽 일행을 따른다. 속도는 더 떨어졌다.
힘들게 가다보니 햇볕 잘드는 무덤쪽에서 일행들이 기다려주고 있다. 가자마자 엎드린다. 놀부형이 아픈척 한다고 놀린다.


 


11 : 40 악휘봉
안동권씨묘에서 좀 쉬고 다시 산행에 나선다.
평탄한 능선을 조금 지나자 악휘봉을 오르는 된비알이 나타난다.
천처히 오르는 중 입석이 나타나는데 4~5m쯤 돼는 바위가 세로로 서있고 고사목과 소나무가 어우러져 특이하다.
이런 곳에선 예술 해줘야 한다.
사진 몇방 찍고는 입석을 뒤로하고 악휘봉을 계속 오른다.
악휘봉 정상부는 바위로 이루어져 있는데 정상에서의 조망이 정말이지 끝장이다.
발목의 통증도 덜어지는 것 같은게 힘든 산행은 뇌를 비롯한 신경계통을 마비상태에 이르게 하는가 보다. -_-;



<악휘봉>



 



<입석>





<악휘봉 정상 컷>


 


12 : 00 암봉
악휘봉을 내려서 다시 암봉을 오른다.
긴 로프구간이다.
제법 가파른 편이지만 미끄럽지는 않다.
두번 로프를 타고 올라선 암봉의 경치는 악휘봉에서의 그것보다 더 훌륭하다.
하지만... 배고프다. -_-;



<악휘봉 앞의 암봉>




<암봉을 오르는 배우형, 산사내형>




<암봉을 오르는 찬연>




<암봉위의 고사목>


 


12 : 40 ~ 13 : 30 시루봉, 점심
암봉에서 내려서서는 다시 된비알을 올라야 한다.
녹색처자와 찬연이와 함께 용써가며 올라서니 먼저 올라온 일행들이 라면을 끓이며 점심준비를 하고 있다.
발목이 아파도 먹을건 먹어줘야 한다. -_-;
맛난 점심을 함께하고 좀 쉬며 배우형이 나눠줬던 지도를 잠시보니 이곳이 시루봉임을 알 수 있었다.


 


14 : 55 거북바위
점심을 먹고 난 후 칠보산을 향해 출발한다.
칠보산을 향하는 길은 심한 된비알은 없지만 긴 내리막이 있다.
군데군데 얼어있는데다 잔바위들로 이루어진 길을 내려가자니 누군가 말한것처럼 에로배우틱한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뒤에서 계속 따라와주는 찬연이에게 들키진 않았지만 아픈 발목 때문에 눈물이 저절로 난다.


쪽팔린다.
짜증도 이빠이다.
둘만 뒤쳐져 걷다보니 일행들이 또 기다려주고 있다.
일행들에게도 미안하다.
ㅆㄴㅁㄱ...
칠보산에 이르기전 살구나무골과의 갈림길에서 하산하겠다고 했더니 배우형은 칠보산 넘어 청석재에서 하산하라고 한다.
아마 청석재에서 하산해야 차를 주차해둔 곳에서 가까운 모양이다.
아무래도 그게 낫겠다 싶다.
산길도 어렵겠지만 아스팔트 길 걷는것 또한 엄청 지랄이니까...
계속 칠보산을 향한다.
전에 와봤을 땐 없었던 계단들이 종종 설치돼 있다.
로프타고 오르는게 더 재미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한다.
발목 다친놈이 그런 생각하고 있자니 왠지 웃기기도 한다.
계단을 올라서 거북바위에 도착한다.
널찍한 바위 한쪽에 목을 길게 빼고 있는 거북이 형상의 바위가 있다. 전 같으면 예술한답시고 설치고 다녔겠지만 지금은 만사가 귀찮다.



<거북바위>


 



<거북바위 앞에서 바라본 칠보산>


 


15 : 05 칠보산
거북바위에서 칠보산 정상은 그리 멀지 않다.
된비알과 두어번의 로프구간과 계단을 오르니 칠보산 정상이다.


칠보산은 더덕, 황기, 산삼, 돌옷, 멧돼지, 철, 구리 등 동식물과 광물질 등 7가지가 풍부하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정상에 서니 칠보산 정상임을 알리는 표지석 위치가 바뀌어 있다.
전에 와봤을 때도 표지석이 고정이 안돼 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위치만 바뀌어 있을 뿐 고정이 안돼있긴 마찬가지였다.
왠지 다음에 오게 돼면 그때도 표지석 위치가 바뀌어 있을 것 같다.



<칠보산 정상 컷>



15 : 25 청석재
칠보산에서 보배산으로 향하는 길에 있는 청석재에서 나와 찬연이, 그리고 녹색처자가 하산하기로 하고 다른 일행들은 보배산까지 가기로 정하고 출발한다.
청석재에 도착하고 보배산 일행과 헤어져 하산을 한다.
찬연이에게 '넌 얼른 내려가서 차 끌어와라'고 했더니 저도 그게 낫겠다 싶었는지 그냥 내뺀다.
농담삼아 한 말이었는데 기특한 놈 같으니라구... ㅎㅎ


 


16 : 35 떡바위, 하산완료
찬연이가 빨리 내려가는 바람에 하산은 녹색처자와 단 둘이 하게 된다. 내리막 길이라 발목 통증은 더하지만 녹색처자와 나누는 이런저런 얘기들이 적잖이 힘이 된다.
어느 정도 내려오면서부턴 계곡도 함께 한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서 젊은 처자와 둘이서만 걷고 있다는 생각에 내심 좋아한다.
다친 놈이라도 수컷은 수컷인 모양이다. -_-;;;
(뒷풀이때 난 처자와 걸은게 아니었단게 밝혀져 많이 아쉬웠지만...)
하산을 완료하고 조금 있자니 찬연이가 성용이 차를 끌어온다.
산행을 시작했던 제수리치로 가 경주님 차까지 회수해 보배산 일행이 하산할 서당말로 가 기다린다.
좀 잠들까 했는데 바깥이 시끄럽다.
놀부형이 시야에 들어온다. -_-;
보배산 일행들이 하산하고 다리를 건너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하산한걸 감사하며 오늘의 산행일정을 이렇게 마친다.



<하산 후 쌍곡구곡의 한 계곡>



- 하산 완료 후 -
모두 하산한 후 대전으로 돌아오는 길은 무지 빨랐던듯 하다.
잠깐 눈 감았다가 떴을 뿐인데 부사동 모식당 앞이다.
눈깜짝할 새에 대전에 도착했다고나 할까...
성용이가 축지법을 연구하더니 운전하며 축지법을 썼는가 보다. -_-;;;
식당안에서 저녁을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중 녹색처자가 배우형이나 놀부형한테 형님이라고 하길래 왜 그러냐고 했더니 놀부형이 녹색이한테 자신들은 형이라고 한다.
하산할 때 처자랑 단둘이 내려왔다고 내심 좋아했건만 녹색처자가 남자였다니... -_-;;;


 


저녁식사를 끝내고 집에 온 후 산에서 찍은 사진들을 훑어본다.
괜히 웃음이 지어진다.
팅팅 부은 발목을 부여잡고도 실실 쪼개고 있는 난,


 


아무래도 미친게 틀림없는 것 같다.


 

이 산행기는 칼잡이 (이호재)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