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함께한 산행기....

가, 팔, 환, 초 종주산행.....장끼님 산행기

사중사 2008. 11. 13. 00:01

    언     제 :  08. 11. 08 ~09 (토요일,일요일) 흐리고 비 약간.

    어     디 : 가. 팔. 환. 초.(가산, 팔공산, 환성산,초례봉) 종주.

    누     구 : 영영영, 담헌, 강산에, 필례, 날맹이, 사중사, 장끼/까투리. 8명.

 

    어 떻 게 :  8일 18:30 대전역에 모여 식사 후 -19:37 KTX 승차 - 20:23 동대구 도착 - 21:20 칠곡군 동명면

              학명리 계정사(다비암)도착 -21:30 산행시작 - 가산바위 -가산(901.6m) -치키봉 -한티재 -파계봉

             -서봉 -동봉(1193m) -997봉 -관봉 -714봉 -장군바위

             - 9일 15:20 대구광역시 동구 능성동 능성고개 도착/ 2진 산행종료 -16:00 1진/ 3명 식사후 출발

             -환성산(811.3m) -초례봉 -22:10 매여동 도착/산행종료.

 

    얼 마 나 :  1 진 3명. 도상 약 34km/ 실거리 약 45km /24시간 40분. (식사 및 휴식 알바시간 포함)

                    2 진 5명. 도상 약 25km/ 실거리 약 34km /17시간 20분. (식사 및 휴식 알바시간 포함)

 

    지    원 : 대구(경산) 조폐산악회 남세현(산구름님) 홍차정(산봉우리님)/식사및 차량지원.  임관수님/차량지원.

 

     

 

 

      8일 저녘 대전역에서 8명이 모였다. 대구에 약간의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었지만 산행하는데 별 무리는

      없을 것 같았다.

      해장국으로 석식을 하고 19시37분 대전발 동대구행 기차에 올랐다. 모두들 들뜬 마음으로....

      동대구에 도착하니 조폐산악회 임관수님이 차랸지원을 위해 기다리고 계신다.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고...

      임관수님의 안내로 가산 아래에 있는 계정사(다비암)에 도착하여 장비를 꾸리고 21시 30분 산행을 시작했다.

      장거리 산행은 홀로 걷거나 속도가 비슷한 2~3명이 가장 적당하고 시간을 맞추기도 좋은데

      8명의 인원이 전원 완주를 목표로 팀산행을 한다는 것이 어떨지 모르겠다.

 

    

 

 

      가산바위에 올라서는데 처음엔 빗물 같았는데 앞으로의 험난한 길을 예견하듯 약간의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었다.

      처음 이 종주산행을 계획한 것은 사중사님이 대충산사 형님들과 적당한 장거리 산행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제안이    있어서였다.

      거의 반 강제로 영영영님을 끌어드리고 무릎이 안좋은 강산에님과 허리가 좋지 않은 필례님을 동행시키니

      나와 까투리 포함 6명이 되었다.

      그런데 산행계획을 올리니 예상시간 15시간에서 17시간이란 낚시글에 현혹된 담헌님과 날맹이님이 걸려들었다.

      두 분도 준족을 자랑하는 산꾼들이니 별 걱정은 안했지만 내심 생각하고 있었던 최소19시간은 걸릴 것이란 말은

      할 수가 없었다.

 

 

 

     

 

    

     

       가산산성 중문을 지나고 있는데 조금씩 내리던 진눈깨비는 안개비로 변하고 있었다.

 

 

      한티재 표지석에 도착하니 후미에 헤드렌턴 불빛이 번쩍거리며 올라온다. 아마 대구 산님들인 모양이다.

      그들에게 부탁하여 단체사진 한 장을 찍는다. 인물 좋고 패기 만땅이고....

 

 

      한티재 휴게소에 도착하여 준비한 라면으로 야식상을 차렸다.

      "시간에 상관없이 전원완주를 위하여!..." "그래 끝까지 가보는 거야!..." " 우이씨 힘난다...." 화이팅이여!!!"

       임플란트를 심기위해 이 치료를 하고있는 담헌님을 제외하고 모두 반주를 한 잔씩 하고 팔공 주능으로 오름을

       시작한다.

 

 

    

 

    

 

      인연은 참 무서운 것이다. 산으로 만남이 시작되어 호형호제하는 친구들이 되고,

      이 말도 안되는 야간산행을 때 쓴다고 동행하고  그러고도 좋다고 서로 바라보고 웃는다.

      가끔 쉬는 시간이면 원망을 섞은 농담들이 난무하기 시작한다.

      " 어떤놈이 이렁거이 만드러서 사람을 힘들게 하능거여~~"

      " 아아니... 이런 산행을 저나하지 왜 나까지 끌어드리냐고~"

      " 1박 2일로 하믄 경치구경도 하고 사냉도 펴나고 조은디 구지 왜 무바글 허냐고~"

      츠암나..지들이 따라와 놓고....쩝....

 

 

 

      바위길을 제일 싫어하는 까투리가 힘들어 한다. 나도 그렇고...

      날이 밝으며 구름도 걷히는 듯 하더니 다시 짙은 안개바다로 변한다.

      시야가 좋지 않으니 걸음도 더디고 본인의 산행 능력보다 후미에 기준을 두다보니 진행이 늦는다.

      이 상태로는 전원완주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신령재 전 안부에서 아침을 먹으며 나와 까투리는 후미에서 천천히 걸을테니 여섯은 본인 속도로

      진행하자고 제안을 했다.

      난리가 난다...시간이 무슨 상관이냐는 둥...무슨 소리냐는 둥...끝까지 같이 가자는 둥...  벌집을 건드린 것이다.

      결론은 까투리를 선두에 새우는 것으로 낙찰이 된다. 이건 아닌데... 하지만 어쩔수 없었다...일단 가보자...

 

 

 

 

     팔공산 자락에 아직 남아 있는 가을 풍경이 곱기도 하다.

     주능선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복잡한 머리는 몇명이라도 완주를 시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혼자 마음을 정리한다.

     산봉우리님이 기다리고 계시는 환성산 초입인 능성고개에서 진행시간을 보고 결론을 모두에게 말하고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점점 쉬는 시간이 많아지고 예정된 진행시간이 멀어만 간다....

      그래도 얼굴들은 천하태평이다. 풍경구경에 사람구경에 지나온 능선도 바라보고 가야할 능선도 바라보며

      여유들을 부린다.

 

                                          

 

 

 

 

 

 

      베낭에선 끝없이 먹거리가 나온다. 쉬는 시간이면 서로 내놓는 간식들이 장난이 아니다.

      결국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가져온 것도 많았으니... 모두 배려하는 마음일 것이다.

      내가 조금 더 무겁게 짊어지고 가려는...

 

 

 

    

     갓바위에 도착하니 인산인해다. 수능을 앞두면 자식들을 걱정하는 부모들이 치성을 드리러 갓바위에

     몰려든다고 한다.

     마이크로 읊어데는 어디에 누구 누구 어쩌고 저쩌구 하는 스님의 목소리는 장터에 상인들의 그것과 비슷하다.

     자기 자손을 잘 되게 하려는 부모의 마음과 갓바위의 명성이 서로 상승작용을 하니 마케팅의 대 성공이다.

 

     그런 갓바위에서 출입금지 샛길로 철책을 넘어가던 영영영,날맹이,담헌,까투리가 스님에게 호된 꾸지람을 듣는다.

 

 

 

 

 

 

     장군바위 전에서 강산에에게 내 의견을 말했다. 그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다.

     몸 상태가 괜찮은 사람들만 보내기로 하고 능성고개 <우리가든>마당에 도착하니 산구름님과 산봉우리님이

     식사를 준비하여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계신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고마운 말씀도 듣는다.

     하루 종일 우리 때문에 고생을 하신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다.

     두 분이 준비하여 주신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결론을 내린다.

     선수로 영영영,담헌, 사중사로 정하고 나머지 5명은 여기서 마무리 하기로 한다.

    

     강산에,날맹이,필례가 중단을 한 것은 그들의 산행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님을 잘 안다.

     18시간대면 충분히 가팔환초능선을 완주할 능력을 갖춘 사람들 이지만

     나와 까투리를 배려하려는 깊은 헤아림이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그들에게 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우리는 실패한게 아니고 팔공산 크게 돌기를 성공한 것이다!"

     나를 위로하는 날맹이의 말에 웃음이 나왔다.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쩝..

     전원완주의 팀산행은 접었지만 나머지 3명이 무사완주만 바랄뿐이었다.

     식사와 휴식을 하고 16시 정각에 3명을 출발시키고 나니 마음이 무겁다.

     남은 구간은 도상 9km/실거리 약 10km 정도 이지만 17시간 이상 산행을 한 상태이고 다시 야간산행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치고 5명은 동대구역으로 이동하여 대전행 막차인 10시40분 KTX승차권을 예매하고 역 옆에 있는

     벤치에 자리를 폈다.

     꽁치 통조림을 끓여 소주를 한 잔씩 한다.

     전원완주의 실패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뒷담화도 즐긴다.

     대전에서 볼일이 있는 날맹이는 먼저 보내고 산행중인 3명에게 통화를 시도 하지만 연결이 되지 않는다.

     속이 탄다...

     10시가 넘어 사중사와 통화가 된다. 가슴 졸이며 무사완주만 기다렸는데 도착점 200M 앞이라 한다.

     축하의 말을 건내고...

     강산에,필례, 까투리는 10시40분 열차로 먼저 보내고 11시40분 새마을호 열차로 예매를 다시하고 30분정도를

     기다리니 산구름님과 산봉우리님이 일행과 함께 도착을 한다.

     음료수 한 잔씩을 마시고 열차시간 때문에 두분께 인사를 드리고 대전으로....

 

     완주자도 있었지만 전원완주의 팀산행은 실패했다. 

     가장 큰 원인은 산행계획을 잘못 만든 것이다.

     팔공산 주능선의 바윗길을 염두에 두고 출발시간을 앞당겼어야 했는데 그것을 간과한 것이다.

     마지막까지 완주한 3명도 능성고개에서 마무리한 5명에게도 아쉬움이 남는 가.팔.환.초.이었을 것이다.

     이번 팀산행을 함께한 친구들과 도움을 주신 세 분 그리고 응원 메세지를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특히 이 치료르 받느라 몸상태가 좋지 않았던 담헌님과 오랜만에 동행한 날맹이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중학교 1학년 겨울에 자발적으로 일기를 처음 쓰면서 일기장에 인쇄 되어있던 짧은글이 생각났다.

     그 기억이 맏다면 아마 <"인생은 학교다. 그리고 거기에서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그다낫스키- >

     이었을 것이다.